3.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.
-사라진 너와 나의 오후는 어디로 갔나.-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. 학교의 돌담은 그 벌어진 틈새에 습기를 머금었는지 오래된 흙냄새와 먼지 냄새를 풍겼다. 어두운 오후, 음악실로 이어진 복도의 풍경은 바깥과 구분이 없는 어두운 오후였다. “…비 오는 날은 연습하기 싫은데.” 사람도 몇 없는 합창부를 위해 학교에서 담당 악단을 꾸려줄 리 만무하지. 때마침 들어온 심포니가의 학생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는 얘기다. 이러려고 들고 온 플루트는 아니지만, 선생님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만한 이유도 딱히 없으니… 이렇게 혼자서 음악실의 문 맞은편, 애꿎은 창가만 노려보고 있는 거다. “…에휴.” 영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닌지라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. …문을 열고, 문을 닫았다. …시간이 얼마나..
-C/keith
2017. 3. 20. 22:30